많은 팀이 제품을 시작할 때 “일단 MVP부터 만들자”는 말로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MVP는 종종 기능이 많은 준완성품이 되어버리고, 오히려 팀의 피로감만 높입니다.
사기가 떨어지는 팀의 공통점은 이렇습니다:
- 결과가 언제 나올지 모른다
- 끝도 없이 요구사항이 추가된다
- 누구도 “완료했다”는 감정을 못 느낀다
이런 팀에서는 창의력도, 실행력도, 커뮤니케이션도 점점 무뎌집니다.
MVP는 ‘완료 경험’을 빠르게 제공하고, 팀 전체가 동일한 방향을 바라보게 만드는 구조적 도구입니다.
특히 “한 번이라도 사용자에게 도달했다”는 경험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이 아주 단순한 서비스라도, 실제 사용자가 가입하고, 써보고, 반응을 남긴다면 팀의 피드백 루프는 극적으로 짧아지고 생명력을 얻습니다.
명확한 목표와 단순한 구조로 구성된 MVP는 작은 성공을 빠르게 체험하게 해주고, 그 성공은 팀을 다시 뭉치게 합니다.
많은 스타트업 팀이 MVP를 '기능이 적은 버전의 제품'이라 오해합니다.
그러나 진짜 MVP는 "이 기능이 성공할지 아닐지 모르겠지만, 사용자는 이럴 것이다"라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최소한의 구조물입니다.
즉, MVP는 ‘이 기능이 있으면 사용자가 이런 행동을 할 것이다’라는 명제 하나를 테스트하는 실험입니다.
예:
- 가설: “사용자는 익명으로 고백글을 쓰고 싶어 할 것이다”
- 목표: 사용자가 글을 쓰고, 다른 사람이 보고, 댓글을 단다
- MVP: 글쓰기 / 글 목록 / 댓글 기능 (케이스는 단일)
이 실험의 핵심은 ‘사용자는 익명 고백을 원한다’는 가설을 끝까지 지켜보는 것입니다.
중간에 “유저가 가입을 귀찮아해요”, “댓글이 부족해요”,”좀 더 애니메이션이 있으면 좋겠어” 같은 피드백에 흔들리면 MVP는 실패합니다.
초기 유저는 대부분 테스트 유저이고, 완성된 앱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1단계: 가설을 명확히 쓰자
“10대는 학교 커뮤니티가 없어서 고백을 할 곳이 없을 것이다”
“직장인은 자기 자랑을 쉽게 못하는데, 익명 공간이 있다면 할 것이다”
“1인 개발자들은 피드백 받을 공간이 없고, 조언을 원할 것이다”
2단계: 기능은 오직 이 가설을 검증하는 것만
- 가입
- 글쓰기
- 글 목록
- 댓글 달기
(이때도: SNS 로그인, 댓글 좋아요, 이미지 업로드 없음)
3단계: 유저 케이스는 항상 하나
- 가입: 이메일만
- 글쓰기: 텍스트만
- 댓글: 입력창 하나만
- 알림: 없음
MVP는 ‘이 시나리오 하나만 되면 된다’는 단순성에 생명력이 있습니다.
여러 케이스를 넣으면 테스트도 늘고, 피드백도 흩어지고, 방향도 흐려집니다.
* 부가 기능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공식
다음 3가지 질문으로 판단하면 대부분 걸러집니다:
- 이 기능이 없으면 가설 검증이 불가능한가?
- 현재 케이스에서 동작이 막히는가?
- 유저가 지금 당장 이 기능이 없어서 앱을 쓸 수 없는가?
MVP를 만들 때 가장 위협적인 적은 ‘기획 변경’입니다.
그리고 그 변경은 대개 팀 내부에서 옵니다.
팀원은 말합니다:
“이 기능 하나만 넣자”
“유저가 이걸 불편해한다는데 고치자”
“이런 디자인이 더 나을 것 같아”
“로그인 방식이 여러 개 있으면 좋지 않을까?”
모두 옳은 말처럼 보입니다. 심지어 논리적이고 배려심도 느껴집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 제안이 현재 우리가 세운 ‘가설 검증’이라는 목적에 도움이 되는가?”
기획이 자주 바뀌면 사람들은 이렇게 느낍니다:
“이건 언제 끝나는 거지?”
“자꾸 바꾸는데, 우리 왜 이러고 있지?”
“출시하긴 할 수 있을까?”
MVP는 팀이 ‘출발선’을 통과했다는 유일한 증표입니다.
그런데 출발선 앞에서 계속 디자인을 바꾸고, 기능을 더하면
우리는 영원히 스타팅 블록에 서 있게 됩니다.
그건 피벗이 아니라 자기부정입니다.
자잘한 변경은 MVP를 ‘좋게’ 만들지 않는다 – 그저 자기 만족일 뿐
“이 버튼은 초록색이 더 좋아”
“입력창에 이모지 넣자”
“회원가입 문구를 부드럽게 바꿔볼까?”
이런 사소한 변경은 제품을 완성시키는 데 도움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검증과는 무관한 영역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MVP의 성공은 기능의 정제도나 UI 세련됨이 아니라, 가설이 맞느냐 틀리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사용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용서합니다.
그들은 ‘완성’보다 ‘핵심 경험’을 찾고 있습니다.
작은 개선은 지금이 아니라, 가설이 맞았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도 늦지 않습니다.
“아직 기능이 덜 됐는데 유저가 들어오면 실망하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지금 들어오는 유저는 완성된 앱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호기심으로 들어오는 테스트 유저이고,
기능이 올라가면 다시 들어올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지금 당신이 MVP를 오픈하지 않으면:
- 팀은 무기력해지고
- 유저는 아무 반응도 없으며
- 가설 검증 기회조차 오지 않습니다
- 가입이 가능
- 핵심 기능 3개 가능 (쓰기, 보기, 댓글 등)
- URL 공유 가능
- 크리티컬 버그 없음
이 네 가지만 되면 오픈하세요. 유저는 ‘완벽함’이 아니라 ‘의미’를 보고 들어옵니다.
MVP를 만들었다면, 개발이 끝났을 때 실험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처음 기획을 할 때부터 이미 실험은 시작된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MVP를 만드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그렇다면 유저가 들어와야만 실험이 됩니다.
많은 팀이 MVP를 다 만들고 나서 “이제 마케팅을 해볼까?”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실험을 끝낸 뒤 설문조사를 돌리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MVP와 마케팅은 동시에, 서로를 강화하며, 같은 속도로 전개되어야 합니다.
초기 유저 없이 실험은 성립하지 않는다
아무리 정교한 MVP를 만들어도,
그걸 사용하는 사람이 없다면 다음과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 가설을 검증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생각한 사용자 행동이 실제로 나오는지 알 수 없습니다)
- 피드백이 생기지 않습니다
(디자인이 불편한지, 기능이 쓸모없는지, 유저는 말해줄 수 없습니다)
- 기획 방향도 막힙니다
(정답이 없는 길에서 어떤 선택이 옳은지도 판단할 근거가 없습니다)
결국 제품은 존재하지만, 아무런 학습도 없고, 팀은 “이제 뭘 하지?”라는 무기력에 빠집니다.
초기 마케팅에서 중요한 진실이 하나 있습니다:
MVP 시점에 들어오는 유저는 ‘정식 유저’가 아닙니다.
그들은 신기해서, 궁금해서, 혹은 우연히 들어오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경험하는 것은 완성형 제품이 아니라 실험적인 프로토타입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유저가 MVP를 보고 떠나면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들은 나중에 다시 옵니다.
그때 더 나은 기능이 추가되어 있고 업데이트 소식을 듣게 되고 다시 궁금해서 돌아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유입 자체입니다.
그들이 돌아오게 할지 말지는 나중 문제고, 지금은 그들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MVP는 이론이 아닙니다.
팀을 움직이게 하고, 시장과 빠르게 연결하며, 작은 완성을 경험하게 하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실제로 오픈하는 것”,
완벽하지 않아도, 부족해도, 일단 세상에 보여야 반응이 생기고, 방향이 생기고, 생명력이 생깁니다.